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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

일곱번째 서울 이야기 - 송파구

by 짱짱맘s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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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이 아닌 강남권


보통 강남권이라고 하면 어디를 지칭하는 것일까요? 지역벌로 저마다의 의견들이 있지만 매스컴에서 보통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강남 3구라고 일컫는 것을 보면 이 3개 구가 강남권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부 강남구민들은 강남권에 송파구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송파는 그 태생부터 강남이 아니었고, 생활 수준도 많이 다르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송파구가 강남권에 포함되는지 아닌지를 떠나, 최근 이곳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모습을 살펴보면 송파는 이제 진정한 강남권이라 해도 충분합니다.

송파구는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2018년 통계 기준으로 66만명 정도로 2위인 강서구에 비해 7만 명이 더 많으며, 종로구, 중구 대비 4배 정도가 됩니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면적도 넓지만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는 강남 3구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줍니다.


잠실은 원래 강북에 있었다?



송파구 탄생의 비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송파구의 대표지역인 잠실은 사실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고 강남이 아닌 강북지역에 속해있었습니다. 앞서 '송파는 강남이 아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는 부분이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후기 고종 때의 기록을 살피면, 잠실은 지금의 광진구 자양동에 붙어있는 육지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던 1900년 즈음의 어느 날, 큰 홍수로 인해 잠실이 강 한가운데 있는 섬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제작된 '조선지형도'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도를 보시면, 신천리와 잠실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래사장이 있습니다. 그림의 한강 폭도 매우 좁고요. 이렇게 잠실은 북쪽은 한강, 서쪽은 탄천, 동쪽은 성내천이 흐르는 섬이 되어버렸는데, 그나마 시간이 흐르면서 북쪽이 서서히 침식되어 갑니다.

그러다 결국 1970년대 초반에 아예 남쪽 물길을 막아 육지화 해버리고, 한강정비사업을 통해 모래사장을 다 걷어내며 강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잠실도, 그리고 한강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한편 그 때 막은 탄천의 물길 중 하나가 석촌호수인데요. 육지화 공사 초기에는 쓰레기가 버려지고 물이 썩어가던, 버려진 호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곳이 1980년대의 대대적인 정비와 롯데월드의 완공을 거치며 완벽한 호수공원으로 탈바꿈이 된 것이죠.

원래 강북이었다가 섬이 되었고, 섬이었다가 다시 강남이 된 잠실.

우리 후대에도 이런 변화를 보이는 지역이 또 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송파구의 연혁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잠실은 결국 송파의 품에 안기게 되는데요. 사실 송파는 강남이 한 수 아래로 볼 정도로 만만한 지역이 아닙니다. 역사로만 보아도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연혁을 가진 지역이니까요.

약 2000여 년 전 백제의 도읍지였으며 그 증거로 송파고 풍납동, 방이동, 석촌동 등에는 아직도 백제유적지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송파고는 이런 역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매년 백제문화제를 대규모로 성대하게 치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송파는 강남 3구 중 가장 오래 되기도 했지만 가장 젊은 곳이기도 합니다. 1988년 강동구에서 분리되면서 생긴, 서울의 25개 구 중 막내이니까요. 이 당시 한국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송파도 함께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게 됩니다.


송파의 기폭제, 롯데월드



그러나 현재의 송파가 있기까지는 올림픽보다 1989년의 롯데월드 완공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의 부동산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그 부동산의 높아진 가치는 당연히 가격에 반영이 될 것이고요. 그래서 부동산 가격을 통해 해당 지역의 집객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롯데월드 완공 당시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순식간에 최소 평당 100만원 이상 올랐으니, 롯데월드가 올림픽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집객력을 평가하는 간접 척도로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대해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이 있는데, 현재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서초동 센트럴시티가 각각 1, 2등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거의 20년동안 롯데월드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그만큼 집객 효과가 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활성화된 상업시설이 있는 지역은 대부분 시세가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주거든 상업시설이든 말이죠.

송파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 있는데, 롯데 신격호 회장님을 보게 되면 꼭 고맙다고 말씀드리라고 가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123층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된 지금, 잠실주공5단지가 복합단지로 밸류 업이 되고 장미, 진주, 크로바, 미성, 우성1,2,3,4차,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완료할 때마다 또다시 잠실은 물론 송파구의 가치가 올라갈 테니까요.







김학렬의 <수도권 알짜 부동산답사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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